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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학생을 통해 다시 고민해보는 교육방법

 

 학생들과 함께 생활한 지도 30여 년이 지났다. 그동안 인연을 맺은 수많은 학생들 중에서는 잊히지 않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에 희미한 기억 속에 남아있는 학생도 있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그때 좀 더 잘해줄걸 하는 후회도 있고, 어떤 교육방법이 최선일까 하는 고민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나의 교육철학이 너무 엄격하고 원칙적이지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세 명의 학생 이야기를 돌이켜보며 최선의 교육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싶다.

 

 A 학생은 성격이 매우 쾌활하고 교우관계가 넓으며 매우 영특한 학생이었다.

 1학년 때부터 기숙사에서 생활하였다. 그때는 외출 외박이 한 달에 한 번씩으로 제한되다 보니 부모님들이 자주 밤에 학생의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주거나 간식을 챙겨주곤 하였다. 그중에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 한 분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밤에 찾아오셨다. 무슨 사연이 있지 않나 하는 마음에 한번은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그때 A의 가정환경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부모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할머니가 실질적인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손자를 위해 음료수나 빵 같은 간식을 챙겨 오셨는데 나와 마주치게 되면 내 손에 간식을 쥐어주시며 고맙고 애쓴다는 말을 연신 하시곤 하였다. 나는 먹은 거나 마찬가지니 손주나 먹이시라고 간곡히 거절해도 소용없었다. 나는 A와 학업상담을 할 때마다 먼저 할머니의 얘기를 꺼내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해 주곤 하였다. 그때마다 A는 눈물을 보이며 서글피 울곤 했다. 그러고 나서 며칠간은 학습 태도가 몰라보게 좋았지만, 시간이 가면 자신의 처지를 잊곤 했다. 이런 과정을 3년 동안 반복하며 지냈다. 결국, A는 치대에 입학하여 지금은 공중보건의로 근무하고 있다. 얼마 전 통화에서 할머니는 암 투병 중이라는 근황을 들을 수 있었다. 그토록 손주를 위해 헌신하셨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적은 급여로 할머니에게 건강식품을 사다 드린다는 말에 더 잘해드리라는 잔소리를 하고 말았다.

 

 B 학생은 군에서 중학을 마치고 입학하였다.

 조용하고 말이 없는 학생이었다. 원거리 학생을 위해 만든 기숙사에서 생활하였다. 뭔가 근심이 있는 모습에 조심스럽게 환경을 파악해보았더니 다문화가정에서 혼자 자란 학생이었다. 아버지가 병으로 오랜 기간 투병 중이시라 가정의 생계는 어머니가 식당에서 일하시며 뒷바라지를 하고 있음을 알았다. 참으로 딱한 처지였다. 또한 B는 집중력이 부족하여 노력보다 결과가 미진하였는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 B를 지켜보니 컴퓨터 보안 쪽과 프로그래밍에 관심뿐 아니라 소질도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관련 학과의 학생부종합전형 준비를 위해 목표대학과 필요한 요소들을 수시로 점검하며 안내하였다. 나는 B를 성적 우수자 기숙사로 바꾸어 주며 더 노력할 것을 바랐지만 B는 가끔 자신을 통제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한번은 B와 상담하면서 환경을 얘기했더니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자신은 숨기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알고 있다니 당황스럽고 부끄러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처지를 잘 극복하여 당당하게 삶을 살아야 한다며 다독일 때마다 숙연함과 함께 진한 눈물을 흘리곤 하였다. B는 현재 서울 소재 K 대학의 소프트웨어학과에 다니고 있다.

 

 C 학생은 조그만 체구에 활달한 성격으로 학습의욕이 좀 부족한 편이었다.

3년간을 담임으로 만났다. 1학년 학부모회의 때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한 분이 눈에 띄었다. 그 할머니는 회의가 끝나고 내게 다가오셔서 손을 잡으며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사람 되게 만들어주고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셨다. C는 형과 둘이 살아가는 소년가장이었다. 참으로 어려운 처지임에도 본인의 느낌이 부족한 편이었다. 가끔 지각도 하고 흡연도 하였다. 나는 당근과 채찍을 반복하며 어떻게 해서라도 꼭 C를 대학에 보내 당당한 직업인으로 살아가길 바랐다. 내 맘처럼 따라와 주지 않을 때는 무관심으로 대할까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뒤돌아서면 또 혼내고 타이르기를 반복하며 관심을 기울였다.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2학년 때는 한때 열심히 한 적도 있었다. 3학년이 되어 대학진학을 앞두고는 고민이 많았다. 수시에 지원을 해야 되는데 모든 것이 부족하였다. 할 수 없이 정시에 초점을 맞추고 어려움을 왜 극복해야 하는지를 얘기하며 다독였다. 다행히도 서울 소재 대학의 분교에 합격하였지만, 본인이 한 번 더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에 가겠다고 지금 독학 재수를 하고 있다. 졸업식이 끝나고 교실에서 반 학생과 학부모들이 있는데 할머니가 꾸깃꾸깃한 돈을 꺼내며 고맙다고 손주와 같이 식사라도 하라며 건네려 하니 주변에 학부모님들이 법 위반이라서 안 된다고 말리시던 모습이 선하다. 얼마 전 모의고사 문제를 우편으로 보내주며 제발 열심히 노력해주라는 당부를 하였더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해보지만 뚜렷한 답이 없다. 제도가 바뀌고 주변의 환경이 바뀌면 가르침의 방법도 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생이 가슴으로 느껴서 공부하고 자신의 환경을 잘 이해하게 하는 것은 변함이 없어야 된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 등록일 : 2017-05-12 10: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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