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동행



선생님 사진
  • 이욱형 선생님
  • 판교고
  • ‘선생님처럼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올해 1월 말경, 반가운 문자를 받았다.

선생님, 엄지가 서울시 임용고사에 합격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 엄지는 예쁜 선생님이 될 겁니다.”

선생님처럼 멋진 선생님이 되면 좋겠어요.”

 

  십여 년 전, 서울 근교 신설중학교에 발령이 나서 첫입학생 담임을 할 때 만난 여학생의 어머니와 주고받았던 문자의 내용이다.

 엄지는 또래에 비해 생각이 깊고 추진력이 강하고 당당한 포부를 갖춘 학생으로서 학생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학생회를 잘 이끌던 다재다능한 재목이었다. 고등학교도 본인이 가고 싶은 곳으로 진학하여 학교생활을 멋지게 한 믿음직한 학생이었다.

 

  교직생활 후반기... 지역특성상 학부모님들, 학생들의 정도 많이 느꼈고 그 영향으로 나 또한 정을 많이 쏟았고 그 과정에서 학부모들과도 유대가 많았던 시기였다. 당시 학부모회를 결성하면서 어머니들끼리 학생들을 위한 어머니 진로 정보 동아리를 만들도록 권장하였더니 잘 유지되어 지금까지 친목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학부모님들도 열정이 높아 많은 활동을 지원하였으며 특히 엄지어머니는 방과 후 활동 강사 지원 요청에 기꺼이 응해 학생들을 잘 지도해주신 분이기도 하다.

 

  1, 2회 제자들을 졸업시키고 신설학교 부임 4년 만에 나는 분당으로 전근을 오게 되었는데 스승의 날 즈음엔 언제나 문자인사나 먼 곳임에도 불구하고 찾아와서 얼굴을 보여준 제자들 중 한 아이가 엄지였다. 그러던 중 엄지가 가고자하는 대학을 결정하던 해 가을에 평소 꿈인 교대를 가기로 했다면서 몇 번의 전화 상담과 격려의 대화가 오가던 끝에 경인교대 합격소식을 알려왔다. 대견했다. 무엇보다도 기쁜 것은 제자가 교사가 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사제동행아닐까? 어려운 길을 같이 걸어가는 과정에서 알고 있는 장단점을 칭찬하고 또 보완해 줄 수 있는 동행의 아름다움....

 

  그로부터 4년 후인 올해 1월 엄지 어머니로부터 임용고시 합격소식을 통보받게 된 것이다.

 엄지에게 문자를 했다.

엄지야 축하해. 애기가 선생님이 되었네. 수고했다. 너는 잘할 거야. 파이팅!”

선생님처럼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축하주 사줄게. 놀러 와라. 3월 발령은 나겠지?”

발령이 나지 않은 선배들이 있어서 어려울 거예요. 곧 연수를 들어가고 3월에는 기간제로 교 사생활 시작하려고 해요

그럼 9월에는 발령이 나면 좋겠다.”

 

  교직에 있으면서 큰 보람이 아끼던 제자가 교사가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제자가 가끔 안부를 전해 준다면 그보다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또한 나의 마음을 즐겁게도 하고 한편으로는 얼마 남지 않은 교직생활을 반추하게 해주던 말

선생님처럼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최근 접한 뉴스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임용고사에 합격된 예비교사들이 아르바이트생으로 전전하고 있다고 한다. 든든한 교육정책이 마련되어 엄지뿐만 아니라 모든 임용고사 합격자들의 꿈이 아름답게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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