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인포
입시뉴스
[대학별고사] KAIST/한양대/건양대 2023수시 대학별고사 고교과정 밖 출제.. ‘시정명령’

KAIST 구술면접 수학2문항 과학2문항 ‘최다위반’.. 한양대 건양대 논술 각1문항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2023학년 선행학습영향평가 결과 KAIST 한양대 건양대가 2023수시 대학별고사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출제해 교육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들 대학은 사실상 사교육을 받아야만 풀 수 있는 문항을 대입에서 출제한 것이다. 대학별로 KAIST가 구술면접에서 수학 2문항, 과학 2문항, 총 4문항을 위반해 가장 많았다. 한양대는 상경계열 논술에서 수학 1문항, 건양대는 의대 논술에서 영어 1문항이 고교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나 ‘공교육 정상화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2023대입에서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대학 중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 정상화법)’을 위반한 3개 대학에 대해 교육과정 정상화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정명령을 확정하고 그 결과를 26일 각 대학에 통보했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대학별고사를 시행한 58개 대학 2067문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선행학습 금지법’은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시행된 것으로 초/중/고교 및 대학의 정규 교육 과정과 '방과 후 학교' 과정에서 선행 교육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선행 학습을 유발하는 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교육부는 같은 해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도입해 대학별 고사에서 고등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이 출제됐는지 확인하고 1회 위반한 대학에는 시정명령, 2회 연속 위반한 대학에는 모집정지 처분을 내리고 있다. 

특히 KAIST는 지난 2019-2020학년에도 2년 연속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대학별고사 문제를 출제해 입학정원의 10% 모집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이번에 또 한 번 시정명령을 받게 됐다. 이에 앞서 모집정지를 당했던 또다른 사례는 2016-2017학년 2년연속 위반 판정을 받은 연세대가 있다. 연대의 경우 논술문제에서 받은 2년연속 위반 판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의를 요청하는 등 판정에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행정소송까지 진행되며 논란이 커졌지만 1심에서 패소하면서 항소를 포기해, 결국 모집정지 처분이 2019정시에서 반영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기준이 매년 들쭉날쭉해 의문을 제기한다. 지난 2021-2022학년에는 시정명령을 받은 대학이 있었지만 교육부는 어찌된 일인지 대학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교육부는 “2021-2022학년엔 시정명령을 받은 대학만 있어 위반대학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개는 의무사항이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다 2023학년엔 같은 상황임에도 명단을 공개했다. 한 교육관계자는 “이번에도 교육부의 미숙한 행정처리방식이 드러난 결과”라며, “명확하고 일관성있는 평가결과 공개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교육부가 입맛대로 발표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정치적 셈법에 따라 발표를 결정할 여지도 있고, 대학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 지금이라도 평가결과 공개에 대한 일관성 있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이라고 지적했다. 

올해도 교육부가 위반문항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2019년부터 위반 문항수/위반비율을 공개하고는 있지만 어떤 문항을 위반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선행학습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험생들이 과거 기출문제를 풀며 대학별고사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문항으로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반문항을 공개할 경우 각 대학이 내년 대학별고사를 출제하는 과정에서 표본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떤 문제가 교육과정 위반으로 판정 받는지 전례를 확인하고 출제에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선행학습 위반 대학에서 적발된 위반문항은 공개된 적 없어 논란은 여전하다. 

2023학년 선행학습영향평가 결과 KAIST 한양대 건양대가 2023수시 대학별고사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출제해 교육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사진=건국대 제공 
2023학년 선행학습영향평가 결과 KAIST 한양대 건양대가 2023수시 대학별고사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출제해 교육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사진=건국대 제공 

 <KAIST 한양대 건양대.. 2023학년 논술/면접고사 ‘교육과정 밖 출제’>

KAIST, 건양대, 한양대 등 3개 대학이 지난해 대학별 고사에서 고교 교육 과정을 넘어선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현직 고교 교사, 교육과정 전문가로 검토위원을 구성해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실시한 결과 이들 3개 대학이 2023학년 논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검토위원들이 2023학년 대학별 고사를 실시한 58개 대학의 2067개 문항을 분석한 결과다. 

교육부는 “KAIST, 건양대, 한양대 등 3개 대학 중 2년 연속 ‘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한 대학은 없어 모집정지 처분은 받지 않았다. 다만 관련 규정에 따라 교육부는 이들 대학에 시정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건양대는 의대 대학별 고사 가운데 영어 1문항, KAIST는 구술 면접에서 수학 2문항과 과학 2문항, 한양대는 상경계열 논술 수학 1문항 등 총 6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별 고사를 시행한 대학의 전체 문항 가운데 0.3%가 ‘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됐다. 

과목별로는 수학과 영어 각 0.4%, 과학 0.8%가 ‘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사회 과목에서는 위반 문항이 없었다. 이들 대학은 재발 방지 대책 이행 계획서의 결과 보고서를 9월까지 교육부에 제출해야 한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대학별 고사가 과도한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도록 대학 입학 업무 담당자 연수 등을 통해 대학과 지속해서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며 "위반 대학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관계 법령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년 기준 다른 평가대학 공개.. “일관된 기준 마련해야”>

KAIST는 올해 위반 대학에 포함돼 시정명령을 받았으나, 지난 2019-2020학년에는 2년 연속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대학별고사 문제를 출제해 입학정원의 10% 모집정지 처분을 받은 선례가 있다. 당시 KAIST가 2020학년 교육과정 위반으로 지목된 과목은 수학이다. 2019학년의 경우 과학(생명) 문항에서 1개문항을 고교 교육과정 밖으로 출제해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에 앞서 모집정지의 또다른 선례는 2016학년과 2017학년 2년연속 위반 판정을 받은 연세대가 있다. 연대의 경우 2년연속 위반 판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의를 요청하는 등 판정에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행정소송까지 진행되며 논란이 커졌지만 1심에서 패소하면서 항소를 포기해, 결국 모집정지 처분이 2019정시에서 반영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애초 교육부가 위반문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위반문항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탓에 기출문제를 통해 대학별고사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 선행학습을 요하는 위반문항을 풀라고 강요하고 있는 꼴인 때문이다. 위반문항 공개로 대학들에게 위반판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공될 수 있음에도 끝내 교육부는 ‘깜깜이’식 판정결과만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한교육관계자는 “문제는 교육과정 위반판정이 사실상 ‘복불복’으로 이뤄진다는 데 있다. 대학들은 고교교사를 동원한 출제검토, 출제진 대상 고교 교육과정 교육 등을 성실히 수행하더라도 심의결과에 따라 위반판정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 현 구조에 대해 문제가 많다는 점을 알면서도 각종 사업 권한을 쥐고 있는 교육부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교육부의 평가결과 공개에 대한 기준이 달라 의문을 표하는 상황이다. 지난 2021-2022학년에는 시정명령을 받은 대학이 있었지만 교육부는 어찌된 일인지 대학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교육부는 “2021-2022학년엔 시정명령을 받은 대학만 있어 위반대학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23학년에는 3개대학 모두 시정명령만 받았지만 명단을 공개했다. 한 대학관계자는 “작년과 제작년엔 공개하지 않고 올해는 공개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발표날짜를 정해 매년 동일한 기준을 정해 발표해야 의문점이 없을 것 같다”이라고 지적했다. 


<대입 선행학습 영향평가란>

선행학습 영향평가란 대학이 입학전형에서 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구술고사, 실기/실험고사, 교직정성/인성검사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경우 출제내용과 평가기준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는지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대학별고사의 제시문과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대학 수준의 지식과 자료가 활용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시행된 정책이다. 2014년 9월 시행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정상화법)이 법적 근거다.

공교육정상화법 제10조에 의하면 대학은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넘어선 내용을 출제 또는 평가해서는 안 된다. 대입에서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경우 입학전형 영향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행학습 유발여부에 대한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 반영해야 한다.

각 대학은 영향평가 결과와 다음 연도 입학전형 반영계획을 매년 3월31일까지 대학 홈페이지에 게재해 공개해야 한다. 이후 대학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영향평가 결과를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가 심사/의결한다. 심의 결과에 따른 시정이나 변경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정지원 중단 또는 삭감, 학생정원 감축, 학급 또는 학과의 감축/폐지, 학생 모집정지 조치 등을 취할 수 있다.

처음 보고서가 공개된 것은 2015년이다. 당시 대학별로 보고서 양식이 통일되지 않아 수요자가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이 때문에 교육부의 교육과정 위반 판정도 이뤄지지 못했다. 다음해부터 대학별로 양식을 통일하면서 상위15개대학의 대학별고사 기출문항이 100% 공개됐다. 선행학습 유발요인 분석과 함께 기출문제와 문항분석, 출제의도, 모범답안까지 제시해 논술고사 대비를 위한 손색이 없는 자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7학년부터 논술뿐 아니라 면접/구술고사에서 실시하는 교과관련 문항을 분석한 내용도 포함됐다.

대입의 선행학습 유발을 막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됐지만 수요자 입장에선 대학별고사에 대한 보다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별도 비용 없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의 기회균등에 기여하는 역할도 있다. 특히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출문제집’ 기능을 하고 있다. 전년 논술 기출문제와 출제의도, 예시답안 등을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제주체인 대학이 직접 내놓는 자료라는 점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인 데다 기출문제를 복원해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는 사교육 교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신뢰도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교과지식을 활용한 구술면접 대비자료로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 등록일 : 2024-01-31 13:01:11
  • 조회수 : 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