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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대학가] "대입전형 수능보다 인성 최대 반영해야".. '무력화한 학종 정상화 계기 삼아야'

'공정성강화방안부터 폐지해야'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2월31일 발표한 교육여론조사(KEDI POLL 2023)에 따르면 대입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할 사항으로는 인성/봉사활동(27.8%)이 꼽혔다. 이어 특기/적성이 26%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위를 지켰던 ‘수능’은 25.4%를 기록하며 3위로 밀려났다. 조국사태로 문재인 정부가 강제한 정시확대 이후 N수확대와 함께 피로감을 키우다 지난해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학폭 문제와 서울대 입학 사실, 최근 계속되는 학폭 이슈로 인해 성적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변곡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중고 학부모 대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특기/적성이 32.8%로 가장 높았다. 성적보다는 자녀의 적성에 맞춘 진학을 희망하는 셈이다. 초중고 등 학교에서 길러주길 바라는 사항으로는 ‘사회성과 인간관계’가 25.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식이나 기술/기능의 경우 10% 미만이었다. 현장에서 대입은 ‘인성/봉사활동’, 교육과정은 ‘사회성/인간관계’가 핵심이라고 강조한 셈이다. 

교육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의 의식 흐름과 맞추어 억지로 정치적으로 밀어붙였던 정시확대를 이제 폐기할 때가 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행 대입제도가 ‘인성’이 수능보다 중요하다는 수요자들의 인식과는 정반대의 정치적인 뒤집기로 대입에서 수능 중심의 정시를 강화되면서 교육과정 전반에서 인성이 소홀히 다뤄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성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전형으로 평가받는 학종은 그동안의 정책들로 손발이 잘린 상태. 전 정부가 조국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내세운 학생부 축소와 블라인드 평가, 정시 확대는 고교 생활을 기반으로 한 학생 변별을 어렵게 만들었다. 여기에 현 정부가 내놓은 2028대입개편안 역시 정시40%를 유지한데 이어 교과/수능의 변별력까지 약화해 파행적인 입시지형을 고착화하는데 기여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대입지형의 왜곡을 가져온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부터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정성 강화방안에 담긴 학생부 간소화와 정시확대에 따라 인성/적성을 고려한 대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 교과전형과 정시 등 정량평가 규모가 늘어나면서 학교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전형인 학종이 줄었다. 특히 학부모들 사이 강화의 공감대를 형성한 특기/적성은 ‘성적 줄 세우기’ 정량평가 위주 전형에서 반영이 불가능하다. 결국 전 정부가 도입한 공정성 강화방안을 현 정부 역시 이어가면서 정량평가 대입 문호를 넓히고 사회적 필요와 수요자들의 인식과는 정반대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교육여론조사(KEDI POLL 2023)’에 따르면 성인 4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7.8%가 ‘인성/봉사활동’을 대입 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진=교육여론조사 보고서 갈무리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교육여론조사(KEDI POLL 2023)’에 따르면 성인 4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7.8%가 ‘인성/봉사활동’을 대입 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진=교육여론조사 보고서 갈무리

<대입 주요 평가 요소 ‘인성/봉사활동’ 1위.. 학부모 ‘특기/적성’ 1위>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입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할 사항 1위는 인성/봉사활동(27.8%)으로 나타났다. 지난 6년간 수능이 1위를 차지한데서 최근 학폭 관련 이슈들이 강조되면서 인성이 1위로 올라섰다. 이어 특기/적성(26.0%) 수능(25.4%) 고교내신 성적(18.7%) 면접(1.8%) 기타(0.3%) 순이다. 초중고 학부모의 경우 특기/적성(32.8%)을 가장 비중있게 살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수능(23.7%) 인성/봉사활동(21.8%) 순이다.

교육여론조사 결과가 뒤집힌 것은 지난해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폭 논란과 서울대 입학, 최근 서이초 초등학교 교사 사망에서 촉발된 교권 침해 논란이 범국민적 관심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우리나라 초/중/고교 전반적인 학생의 인성 수준을 물었을 때 ‘부정적(낮다+매우 낮다)’이라는 응답이 45.9%에 달했다. 학급별로는 중학생 54.3%, 고등학생 52.5%로 절반 이상이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초등학생은 42.8%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비슷하게 초/중/고 학교폭력 심각성 정도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59.9%가 ‘심각함(매우 심각하다+심각하다)’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45.9%, 중학교 65.5%, 고등학교 64.2%로 높게 나타났다.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가정교육의 부재(37.4%), 학교의 학생지도 부족(24.0%), 폭력적 대중매체의 접촉(16.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에 있어 처벌이 중시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60.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화해와 선도를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은 19.5%에 그쳤다.

교육활동 침해 심각도를 5점 척도로 환산한 설문은 3년 사이 가장 높은 3.78점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로는 ‘학생 인권의 지나친 강조(39.6%)’,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학생/보호자의 인식 부족(22.7%)’ 등이 꼽혔다. 학생이나 보호자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해선 절반 이상인 62.5%가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심각하지 않다’는 답은 10.1%에 그쳤다.

초/중/고에서 가장 역점을 두어 길러주기를 바라는 사항으로 사회성/인간관계가 25.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도덕성(15.6%), 기본 생활습관(12.8%) 창의력(12.2%) 순이다. 하지만 최근 입시의 경우 정시확대로 인한 ‘수능 한 줄 세우기’가 강화되면서 대입지형의 왜곡은 심각해진 상황이다. 실제로 17일 교육부의 ‘교실 수업 혁신을 위한 고등학교 수업 유형별 학생 참여 실태 조사’ 연구에 따르면 고등학생 2명 중 1명은 수업 시간에 자거나 딴짓을 하고, 4명 중 1명은 같은 반 친구가 잔다고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공교육 붕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교육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5.2%가 사교육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다. 학급별로는 고등학생 부모 76.6%, 중학생 학부모 76%, 초등학생 학부모 59% 순으로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5점 척도 환산 평균에서는 초등학교 3.84, 중학교 3.98, 고등학교 4.08로 나타나 고등학교에서 사교육 지출 부담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의존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고등학생 부모 56.6%는 ‘자녀가 사교육에 의존하고 스스로 공부하지 못할까봐 걱정된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했다. 중학생은 54.6%, 초등학생은 42%였다.

<인성 위주 대입 ‘학종 적합’..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 폐기해야>
대입에서는 ‘인성/봉사활동’, 학교교육에서는 ‘사회성/인간관계’ ‘도덕성’에 대한 요구가 높았지만 현행 대입제도는 이와는 정 반대되는 성적위주 대입으로 역행하고 있다.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이 내세운 정시40%로 정시를 비롯해 수시에서는 교과전형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학생의 관심사와 학교생활을 엿볼 수 있는 학생부는 축소됐다. 특히 대부분의 고교생이 대학진학을 목표로 두는 이상 교육현장 역시 대입제도에 맞춰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교육부 주도로 학생을 위한 교육이 아닌, 성적 줄 세우기 교육이 돼버린 셈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이 학폭 가해자를 서울대에 보낸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성 강화방안은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내세웠지만 핵심 골자는 ‘정시40%’ ‘수시의 교과전형 확대’ 등 정량평가의 대폭 확대다. 학종 외에는 학생부 열람이 어려운 대입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결과적으로 학생부 반영 없이 교과 내신과 수능 성적만으로 대학 입학이 가능하게 만든 셈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정시 전형은 수능100%로 운영하며 교과전형 역시 학생부 반영 없이 교과성적에 수능최저만을 반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면접 등 최소한의 인성 확인 요소도 없다. 논란이 된 정 변호사의 아들이 입학한 2020년 서울대 역시 수능100%로 전형을 운영했다. 서울대의 경우 학폭 조치가 감점으로 반영되어도 수능 성적이 높았다면 가해자라도 충분히 입학할 수 있는 셈이다. 최소한의 학교 생활과 인성조차 확인이 어려운 ‘한 줄 세우기’ 정시가 결국 학폭 가해자의 대학 입학을 도왔다는 비판이다. 물론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 따라 2026대입부터 학폭 조치사항을 대입에서 필수로 반영하지만 이는 ‘조치사항’이라는 결과값이 나온 인성의 한 부분일 뿐, 나아가 종합적인 인성과 봉사활동을 확인하기란 어렵다.

전문가들은 인성/봉사활동을 반영하고 학생의 특기/적성을 살펴볼 수 있는 전형은 학종이 가장 적합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건대 경희대 연대 중대 외대의 5개교가 발표한 ‘NEW 학종 평가요소’ 책자에 따라 상위대학 다수는 학종에서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역량’의 세 가지 역량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강조하고 있는 인성과 학생의 특기/적성을 고루 살피는 셈이다. 그럼에도 문 전 정부에서 도입한 공정성 강화방안에 따라 학종은 그 비중이 축소되고 자소서 폐지와 더불어 기재항목 축소까지 연달아 겹치면서 손발이 잘린 상태다.

학생 선발 방식에 대한 재고가 이뤄지면서 이미 대학가는 정성평가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량평가 만으로는 다각도로 학생을 살피고 인성과 적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어렵다는데 의견이 모였기 때문이다. 특히 2028대입개편안에서 학생부는 5등급제로, 수능은 과목과 범위가 축소되면서 학생 변별에 어려움을 겪어 보완 자료로 학생부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과전형의 경우 교과 성적만을 정량 평가하는 대표적인 수시 전형이다. 하지만 여러 입시 업계의 분석처럼 학생부 평가가 5등급제로 완화하면서 변별력이 저하된다는 우려가 따른다. 정시 역시 수능전형으로 40% 이상 강제로 선발하게 되면서 학생부 정성 평가 결과를 고교 생활 평가 측면의 보완 자료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 등록일 : 2024-01-19 09: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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