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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대학가] '입시정책 뒤집기 후폭풍'..학부모 10명 중 4명 ‘스스로 공부할 수 있어도 사교육’


2022 교육여론조사.. 국민 67.9% ‘교육 양극화 심각’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초중고 자녀가 있는 학부모 10명 중 4명은 자녀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어도 사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응답 비율은 40.5%였다. 전년 35.2% 대비 무려 5.3%p 증가했다. 유초중고 학부모로 범위를 넓혀도 40.9%가 동일하게 응답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교육여론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학부모의 경우 전반적인 사교육 의존과 불안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사교육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에 대한 부담과 사교육으로 인한 효과에 대해서는 ‘고부담-고효과’라는 응답이 20.4%로 가장 높았다. 비용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며 사교육에 접근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6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총액은 23조415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19조3532억원 대비 21% 폭증했다.

학부모의 높아지는 불안감은 반복된 입시정책 뒤집기가 배경이다. 정책 뒤집기와 정시 확대, 통합형 수능은 ‘깜깜이 수능’을 이끌어냈고 정시 확대와 특목/자사고 폐지는 공교육 경쟁력을 약화시키면서 사교육으로 수요자가 몰려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교육적 약자의 통로로 꼽혀온 학종을 축소시키는 대신 사교육 중심의 교육특구를 오히려 강화했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는 매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교육정책에 관한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1999년부터 실시해온 조사다. 교육 분야 양극화 현상에 대해 물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발표된 17차 설문조사는 지난해 9월13~29일 만 19세 이상 75세 미만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교육정책 △학교 △교사 △학생 △교육과정/교육방법 △교육재정/교육복지 △대학교육 △교육현안/미래교육 △교육관 등 9개 영역에 대해 질문했다. 연구 결과는 구랍 31일 한국교육개발원 홈페이지에 연구보고서 형태로 공개됐다.




<초중고 학부모 40.5% ‘스스로 공부할 수 있어도 사교육 필요’> 

이번 여론조사 결과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의 40.5%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어도 사교육은 필요하다'는 의견에 그런 편(매우 그렇다+그렇다)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35.2%가 같은 대답을 한 것보다 5.3%p 늘어난 결과다. '보통'은 36.1%에서 32.2%로, '그렇지 않은 편이다(그렇지 않다+전혀 그렇지 않다)'는 28.6%에서 27.3%로 줄었다.

특히 학부모들의 사교육 의존도와 불안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자녀가 공부를 안 하고 있으면 불안하다'는 의견에는 40.8%가 '그런 편이다', 35.5%는 '보통', 23.7%는 '그렇지 않은 편이다'라고 답했다. 반면 '자녀가 학원에 가거나 과외공부를 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는 의견에 대해선 '보통'이 40.8%로 가장 높았으며 '그런 편이다'는 36.7%, '그렇지 않은 편이다'는 22.6% 순이다.

사교육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에 대한 부담과 사교육으로 인한 효과에 대해서는 ‘고부담-고효과’라는 응답이 21.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년도 ‘고부담-중효과’가 가장 높았던 데서 사교육의 효과를 더 높게 산 셈이다. 전체 응답자로 범위를 넓혔을 때 역시 ‘고부담-고효과’가 20.4%로 가장 높았다. 특히 사교육을 긍정적이라고 평가(고효과+중효과)한 응답은 64.7%로 전년 58.4%에서 상승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학부모들이 사교육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도 효과가 있다는 판단 아래 사교육에 접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교육의 증가는 학부모의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특히 그간 정부의 정책 뒤집기 입시혼란을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정시 확대와 특목/자사 폐지 모두 공교육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정책 방향이었고 교육적 약자의 통로로 꼽혀온 학종을 축소시키는 대신 사교육 중심의 교육특구를 오히려 강화했기 때문이다. 물론 입시정책에 너무 많은 뒤집기를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수요자의 불안을 증폭시켜 결과적으로 사교육을 강화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한 교육전문가는 “‘역대급 깜깜이 수능’으로 불린 2022 수능 하나만 봐도 사교육비가 폭증한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비 증가 ‘교육 양극화 심화’.. 국민 67.9% ‘양극화 심각’> 

한국의 교육 양극화는 교육 특구 쏠림과 사교육비 증가 영향으로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 2021년 1월 한국교육개발원이 펴낸 '교육 분야 양극화 추이 분석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교육분야 양극화 지수 가운데 하나인 '이동성 감소(불균등 배분)'의 변동성 지수가 117.3으로 나타났다. 이동성 감소는 2010년 대비 2020년 소득 하위 20% 집단이 교육분야 핵심 지표에서 상위 20%에 속할 가능성을 나타낸 것으로, 변동성 지수가 100보다 높을수록 10년간 양극화 정도가 심각해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저소득층 학생이 학업성취도에서 상위 20%에 속할 가능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양극화 또한 지난 10년새 더욱 심각해졌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2021년 11월 ‘2001~2020년 한국노동패널조사’를 분석하며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지출 양극화가 극심하다고 전한 바 있다. “분위별 사교육비 격차는 자연스럽게 학력의 차이로 연결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교육의 불평등 현상이거나 학력 대물림 현상은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서는 사교육비 지출 격차를 통해 더욱 사회 불평등을 심화하는 연결고리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사교육비 지출 정도에 따라 20%씩 5개 그룹으로 구분한 결과 상위20%는 지난해 월평균 136만3371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한 반면, 하위20%는 12만9113원을 지출해 10배에 달하는 격차를 보였다. 상위20%가 하위20%보다 월평균 123만4258원을 더 지출한 셈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시범 운영 계획을 밝힌 교육자유특구 역시 양극화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교육자유특구는 초중고 학생 선발권과 학교 운영 자율권을 보장해준다. 대안학교 등 특성화된 학교 설립이 용이해지며 행재정적 지원도 강화한다. 단 학생 선발권을 가진 교육자유특구가 선발권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고교 서열화 문제가 불거질 뿐 아니라 특구에 주변 지역 인재가 물려 결국 지역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우려다.

이번 조사에서도 국민 67.9%는 우리나라 교육 분야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편(매우 심각하다+심각하다)이라고 답했다. 매우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16.7%,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51.2%였다. 특히 학교급별로 살펴보았을 땐 중학생 학부모의 76.3%가 심각한 편이라고 응답,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어 고등학생 학부모 72%, 초등학생 학부모 69.5% 순이다.

양극화 극복을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되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학벌주의에 대한 사회문화적 분위기 개선이 우선으로 꼽혔다. 응답률은 3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가정환경의 차이를 개선(30.7%), 지역의 교육여건과 환경 차이를 개선(20.4%), 학교간의 교육력 차이를 개선(15.3%)해야 한다는 응답 순서로 나타났다.

<고등교육재정 ‘OECD수준까지 증가해야’> 

학생 수 감소와 미래사회/환경 변화에 따른 유초중고 교육재정 규모에 대해서는 36.9%가 '교육여건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한 후 교육재정을 축소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교육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확대' 26.2%, '현 수준 유지' 16.1%, '학생 수 감소비율에 따른 축소' 14.1%로 나타났다.

특히 고등교육재정의 변화에 대해서는 OECD 평균과 비교할 때 국내 투자가 부족하므로 선진국 수준까지 증가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높았다. 전체 응답자 중 30.6%가 고등교육 재정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첨단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육재정을 증가해 나가야 한다는 응답도 27.3%로 높게 나타났다. 이어 ‘교육재정을 축소하 지 말고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17.3%, ‘학령인구 감소 등 여건 변화에 따라 교육재정을 축소해 나가야 한다’ 17.1%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초중등 교육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원만했지만 고등교육 투자는 부족, 초중등과 고등교육 재정 간 불균형이 심각했다. 특히 ‘OECD 교육지표 2022’에 따르면 초중고 교육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인데 반해 대학 교육 예산은 최하위권이다. 한국의 1인당 공교육비 예산은 초등학교가 36개국 중 5위, 중/고교는 2위이지만, 대학 교육은 30위로 불균형이 심각하다. 등록금 동결이래 재정지원으로 버티고 있는 대학경쟁력은 계속해서 추락하며 각종 세계대학랭킹 순위 역시 하락세였다. 

정부는 괴리를 메우고자 각17개 시도교육청에 나눠주는 교육교부금을 일부를 떼서 대학에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신설했지만 돈줄을 쥐고 있는 각 시도교육청은 맹렬히 반대한 바 있다.

투자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하는 교육단계를 물었을 땐 초등학교가 가장 높았다.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4.4%가 초등학교 재정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유아교육 19.4%, 고등학교 18.8%, 4년제 대학 11.4%, 중학교 9.5% 등이다. 전년대비 응답률 상승은 4년제대학이 1.5%p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아교육 0.9%p, 초등학교 0.2%p 순이다.

<현 정부 교육정책 필요성 ‘청년 맞춤형 교육 지원’ 65.7% ‘최고’>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정책에 대한 필요성을 물었을 땐 ‘청년을 위한 맞춤형 교육 지원’이 ‘매우 필요’ 20.9%, ‘필요’ 44.8%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청년들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022년은 정부가 국정 과제를 새롭게 발표하고 추진하는 첫 해이기 때문에 교육정책의 효과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기는 어려웠다”며 “다만, 교육 분야 국정과제 가운데 어떤 과제가 가장 필요한가에 대해 물었을 땐 청년 지원의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구달 22일 ‘청년자문단 위촉식’을 개최하며 청년들이 직접 국정운영 과정에 참여해 의견을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청년자문단은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등 9개 중앙행정기관에 설치되는 소통 창구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청년 맞춤형 지원에 이어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혁신’이 64.7%(매우필요 21.2%/필요 43.5%)로 중요하게 여겨졌다. 다음으로는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로 교육격차 해소’가 63.7%(21.5%/42.2%),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57.6%(12.9%/44.7%),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는 학습 혁명’ 57.3%(14.1%/43.2%) 순이다. ‘더 큰 대학 자율로 역동적인 혁신허브 구축’이 53.8%(14.4%/39.4%)로 가장 낮았다.

- 국민 10명 중 4명 ‘교육정책 장기적 일관성 미흡’ 

우리나라 교육 정책 추진에 중점을 두어야 할 측면은 4년연속 ‘장기적 비전’이 가장 중요하게 꼽혔다. 46.4%가 장기적 비전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우리나라 여건에의 적합성이 22.6%, 일관성이 18.8%, 국민여론 반영이 7.2%로 나타나 교육정책에 있어 장기적인 비전에 대한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국민 10명 중 4명은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일관성과 장기적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답했다. 미흡하다(전혀 없다+없다)는 응답은 일관성 49.5%, 장기적 비전 39.8%이었다. 우리나라 여건에의 적합성과 국민여론 반영 측면에서는 보통의 응답이 각 50.9%, 43.9%로 높았다.

<대입 주 반영 요소 ‘수능’ 30.8%, 인성/특기/적성 26.9%, 봉사 20.1% 순> 

응답자들은 대학입학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되어야 할 항목으로 수능을 꼽았다. 지난 13차 조사 이후 4년 연속 응답 비율이 가장 높다. 2022년 조사 기준 30.8%로 가장 높은 비중이다. 수능 다음으로는 인성 및 특기/적성(26.9%), 봉사활동(20.1%), 고교내신 성적(19.9%), 면접(2.1%) 순으로 나타났다.

4년제 일반대학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양성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에서는 47.6%가 ‘보통’으로 응답했다. 전문대는 47.9%가 보통이라 응답, 가장 많은 비중이다. 교수가 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물었을 때 역시 일반대학은 52.4%, 전문대는 52.8%가 ‘보통’이라 응답했다.

대학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한 우선 과제를 물었을 땐 일반대학은 학문 분야별 전문가 양성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전체 응답자 중 41.4%가 전문가 양성을 주 요소로 꼽았다. 이어 사회생활에 필요한 시민의식과 인격적 소양의 함양(34.3%), 진로 탐색과 취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직업역량의 함양(24.2%)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대학은 진로 탐색과 취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직업 역량의 함양(54.8%), 학문 분야별 전문가의 양성(26.2%), 사회생활에 필요한 시민의식과 인격적 소양의 함양(18.9%) 순이다.

대학 진단 혹은 평가 시 가장 중요하게 반영해야 할 사항으로는 교육/연구 역량이 22%, 교육과정 운영의 적절성이 21.4%로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학생 학습/진로 등 지원(17.3%), 대학경영의 건전성/투명성(16.1%), 졸업생의 취업률(10.7%) 순이다. 또한, 대학교육혁신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1순위 과제로는 응답자의 30.3%가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혁신’이라 답했다. 이어 대학운영의 투명성과 책무성 강화(18.5%), 지자체-대학협력 기반 지역혁신(11.4%), 대학의 자율성 제고를 위한 규제 혁신(11.2%)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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