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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대학가] 전국자사고 지역인재 의무화추진?..‘수도권 사교육 확대 역풍 우려’


'오히려 수도권 역차별 논란'.. '교육특구 확대 빌미까지'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교육부가 전국단위 자사고 10곳의 지역인재 선발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국회 교육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육계전반에 파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지역인재 의무선발 비율은 아직 논의 중인 단계”라며 “세부내용을 포함한 고교 교육력 제고 방안은 상반기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국단위 모집 특례를 유지하되 지역인재 양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고교 교육력 제고 방안에는 외고 국제고 통합, 일반고 선도학교 지정 등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자사고의 지역인재 선발 의무화 추진움직임에 교육계에서는 정책 목표도 불분명한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가장 많은 우려는 수도권 학생에 대한 역차별적 소지가 크다는 비판이다. 서울/수도권 학생들은 10개의 전국자사고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타 지역에 비해 이미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고입 수요자인 전국 중3 학생 중 서울/경기 출신은 45% 수준에 육박한다. 이들이 소재 지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국자사고는 서울 하나고와 경기 외대부고 두 곳뿐인데, 하나고는 일반전형 지원자격을 서울 거주자로 제한하고 있다. 강남3구 출신은 정원의 20%까지 밖에 입학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민사고와 상산고까지 수도권 학생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책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만만치 않다. 전국자사고 문호가 축소될 경우 수도권 학생들을 결국 강남 8학군 등 사교육 특구로 몰아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10개교 모두 기숙사체제인  전국자사고는 수월성 교육에 목마른 수도권 학생들을 공교육으로 흡수하면서 사교육을 배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전국자사고의 경우 대부분 접근 자체가 어려운 지리적 특성과 교육 시스템으로 인해 기숙사 체제를 운영한다. 학교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주말에도 나오지 못하는 학교도 있다. 방과 후 학습/주말 보충수업 커리큘럼이 잘 짜여 있어 강남 8학군이나 교육특구에 비해 사교육이 거의 없다고 얘기할 수준으로 떨어진다. 수도권 교육특구에 집중된 수월성 교육을 지방으로 분산시킨 공교육의 롤모델인 격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전국단위 자사고는 하나고를 제외한 9개교가 모두 지방소재라는 점은 그동안 지방 학교들의 롤모델을 확산시키는 역할은 물론 과도하게 사교육에 몰린 교육특구에 대한 견제의 성격이 강했다. 공교육 내에서 수월성 교육을 담당하는 전국자사고가 수도권 학생들을 최대한 많이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한 배경이다. 지역인재 선발을 추진하는 건 수도권의 수월성 수요를 교육특구로 몰아가는 사교육확대의 정책효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자사고의 선발권 축소추진이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지원 없이 사적 재산으로만 운영되는 사립학교에서 학생 선발 자율권은 필수다. 자사고 경영자들이 교육을 위해 거액의 법인/개인 재산과 노력을 투자하는 만큼, 추구하는 교육취지와 방향에 맞는 학생을 선발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전국자사고는 공교육에서 구현하지 못하는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뛰어난 인재를 배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논리에 따라 존폐를 좌지우지하는 논란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10개 자사고가 전국단위 선발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법인 전입금을 들였기 때문이다. 사학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대신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전제로 출발했다. 민사고와 상산고 등 옛 자립형 사립고 출신 5개 전국자사고에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를 적용하지 않는 이유다. 선발권 축소를 포함한 과도한 정부의 규제는 민간차원의 교육투자 의지를 꺾을 수 밖에 없다.  

학교의 교육수준에 부합하지 않는 학생을 의무전형 상 ‘억지로’ 선발하는 방침은 오히려 해당 학생들의 교육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영재교육 수월성교육을 표방하는 전국자사고 교육 특성상 고차원의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교육수준에서 격차가 벌어질 경우 전학이나 자퇴 등 중도포기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강원 횡성에 위치한 자사고인 민사고 관계자는 “선발 기준은 전국 지역 상관 없이 민사고의 교육 프로그램을 습득할 수 있는지 여부다. 합격자가 모집정원보다 적더라도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해당 인원은 선발하지 않고 있다. 교육철학과는 상관없이 머릿수 채우기 형식으로 학생을 ‘뽑아주는’ 입시는 오히려 해당 학생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부 ‘고교 교육력 제고 방안’ 보고.. 자사고 지역인재 의무선발 '논란'>

교육부가 상반기 발표 예정이었던 ‘고교 교육력 제고방안’을 1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먼저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는 외고 국제고 통합, 자사고 지역인재 의무선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특목자사고 존치를 확정지으면서 세부적인 체제나 운영방안에는 변화를 주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가 비슷한 외고와 국제고는 사실상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외고도 국제고처럼 국제정치 국제경제 지역이해 등 국제 계열 전문 교과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재 72시간으로 의무화된 외국어 전문교과 필수 이수 단위도 축소하는 등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개편 뒤 학교 명칭은 ‘외고’와 ‘국제고’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알려졌다. 

문제는 전국단위 자사고에 지역인재 선발을 의무화하겠다는 대목이다. 우수 프로그램을 보유한 지역 명문고가 지역의 인재 양성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된다. 해당 방안이 확정된다면 10개 전국단위 자사고 (경기 외대부고, 서울 하나고, 강원 민사고, 전북 상산고, 인천 하늘고, 울산 현대청운고, 충남 북일고, 경북 김천고, 전남 광양제철고, 경북 포항제철고)는 내년부터 모집정원의 일정 비율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신설해야 한다. 

<전국자사고의 수도권 쏠림?.. ‘전국 학생 수 고려하면 일반적인 현상’>

교육부가 전국자사고의 지역인재 선발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한 건 전국자사고가 학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 학생만을 선호한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목자사고 존치 결정이 고교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일각의 비판을 수렴해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전국자사고의 선발권이 수도권에 쏠려있다는 인식은 말 그대로 오해다. 애초에 전국자사고의 선발 체제에 부작용이 있어 개편이 필요하다는 전제부터 잘못된 셈이다. 

일부 일간지를 중심으로 보도하고 있는 전국자사고의 수도권 쏠림을 지적하는 기사는 매년 사걱세가 더불어민주당 측 의원과 공동으로 발표하는 통계자료가 출발점이다. 지난해 역시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과 사걱세는 2022학년 민사고 상산고 외대부고 3개교의 신입생 860명 중 682명(79.3%)이 서울/경기 출신으로 전국자사고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여전히 심각하다고 분석했는데, 10개교 중 3개교의 입학생 비중만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작위적인 통계’라는 비판이 제기됐던 바 있다. 근거로 활용한 3개교의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장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0개 전국자사고의 수도권 편중 비율을 전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과 사걱세가 부각하지 않은 나머지 6개교의 자료를 살펴보면, 58.8%의 북일고를 제외한 5개교는 수도권 출신 비율이 35%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김천고가 32.7%로 조사됐고, 인천하늘고 13.2%, 포항제철고 4%, 광양제철고 3.7%, 현대청운고 0%다. 절반이 넘는 전국자사고가 수도권 비율이 저조하다. 강 의원과 사걱세가 공개한 2022학년 전국단위 자사고 신입생 서울/경기 출신 비율과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2022학년 입학생 수를 비교해 역추산해 본 결과 하나고를 제외한 9개 전국자사고 입학생의 수도권 출신 비율은 약 4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2학년 고입자원인 2021학년 중학교 3학년 학생 수는 총 42만8773명이며, 이 중 경기 중3 학생은 11만9552명으로 27.9%를 차지하고, 서울의 중3 학생은 6만7576명으로 15.8%에 이른다. 전국의 43.6% 학생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자사고 신입생 중 수도권 출신 비율 45%는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경기 중3 학생 비율 45%.. 수도권 교육선택권 축소 ‘역차별’>

지역인재선발 비중을 늘리고 전국모집 전형의 비중을 줄인다면 전국의 45%가 몰려있는 수도권 학생들의 교육선택권은 자연스레 축소된다. 오히려 수도권 교육 수요자들에 대한 역차별 소지가 다분하다고 볼 수 있다. 교육통계서비스의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 추계 결과에 따르면, 고입자원인 중3 학생 수 서울/경기의 비중은 2029년까지 45%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들이 소재 지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국자사고는 서울 하나고와 경기 외대부고 두 곳뿐인데, 하나고는 일반전형 지원자격을 서울 거주자로 제한하고 있다. 강남3구 출신은 정원의 20%로 제한하기까지 한다.

특히 경기지역에는 전국 중3 학생 중 30%에 육박하는 인원이 몰려있지만 전국단위 자사고는 외대부고 1개교 뿐이다. 지역 내 전국자사고를 선택해야만 할 경우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문호가 좁아지는 셈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민사고와 상산고에 수도권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도 상대적으로 수도권과 가까운 위치적 특성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민사고와 상산고가 수도권 학생을 선호하는 게 아니라 가까운 지역의 우수 고교로 수도권 학생이 유출되고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는 게 합당하다.

수도권 학생들이 전국자사고를 통해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강남 8학군 등 사교육 특구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또는 해외 유학을 선택해야 한다. 실제로 획일화된 교육에 염증을 느껴 수월성 교육을 찾아 해외로 나가던 학생들을 명문 자사고가 흡수해왔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한 전문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모가 자식 교육에 돈을 투자하는 것을 두고 옳고 그름을 따져가며 막을 방법은 없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공교육의 수월성 교육을 제한한다는 접근이 옳지 않다는 것은 이미 경험이 말해준다. 수월성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이 특목고에 진학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게 하고, 기본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겐 기초학력 조사를 통한 보충수업을 제공해 학습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 선발권 침해.. 민간 교육투자 의지 감소 우려>

모집정원 중 지역인재 선발비율을 의무화하는 건 명백한 사립학교의 선발권 침해다. 재산권 침해 소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현재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광양제철고 민사고 북일고 인천하늘고 포항제철고 하나고 현대청운고 등은 기업이 세운 학교이며, 상산고는 개인이 세운 학교다. 외대부고 설립에는 한국외대와 용인시가 공동으로 출연했다. 상산고는 자사고 전환 준비와 운영 과정에서 439억6000만원이 투입됐고, 나머지 학교들도 수백억의 예산이 투입된 상태다. 10개 자사고가 전국단위 선발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법인 전입금을 들였기 때문이다. 사학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대신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전제로 출발했다. 

선발권 축소를 포함한 규제가 민간차원의 교육투자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선발권 축소는 자사고 경영자들이 교육을 위해 거액의 법인/개인 재산을 투자한 노력과 진정성을 무시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영재교육 수월성교육에 대한 의지로 공교육에서 구현하지 못하는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뛰어난 인재를 배출하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규제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자사고는 자율성이 보장되면서도 사교육 유발을 최소화하는 공교육의 롤모델이다. 입시에서부터 사교육 유발 요소를 배제한다. 내신 성적과 출결을 통해 1단계 합격자를 가른 후 2단계에서 면접을 진행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운영한다. 면접은 대입에서의 학종 면접처럼 지원자의 서류를 기반으로 경험이나 가치관 등을 묻는 일반 면접으로 진행된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충분히 고입 대비가 가능하고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짚어야 할 점은 대부분의 전국자사고가 입학 후 기숙학교 체제를 유지하며 사교육 유발 효과를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자사고의 경우 대부분 접근 자체가 어려운 지리적 특성과 교육 시스템으로 인해 기숙사 체제를 운영한다. 학교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주말에도 나오지 못하는 학교도 있다. 방과 후 학습/주말 보충수업 커리큘럼이 잘 짜여 있어 사교육을 줄이고도 양질의 수월성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입학 이후에는 사교육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강남 8학군이나 교육특구에 비해 거의 없다고 얘기할 수준으로 떨어진다. 한 교육전문가는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전국단위 자사고는 굳이 사교육을 찾을 이유도 없다. 사교육보다 뛰어난 교사진과 다양한 특별/체험 활동 등으로 다방면의 학생 잠재력을 키우는 학종시대를 맞아 공교육에 다양한 역할모델을 제시했다. 자칫 선발권을 건드리면서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면 공교육 롤모델을 말살시키고 위축되는 사교육을 키우자는 논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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