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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대학가] 외고/국제고 ‘사실상 통합’ 가닥..'이르면 2025학년부터'


외고 국제계열 전문교과 허용 움직임.. ‘준 전국단위’ 국제고 모집범위 축소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교육부가 폐지의 문턱에 있던 외고와 국제고를 존치하기로 하면서 두 학교유형을 사실상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에 보고한 ‘고교 교육력 제고 방안’에 따르면 외고도 국제고처럼 국제정치 국제경제 등 국제 계열 전문 교과를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현재 72시간으로 의무화된 외국어 전문교과 이수단위도 조정할 수 있도록 학교 측 자율에 맡긴다. 명칭은 외고와 국제고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세부내용은 아직 논의 중인 단계이며 상반기 내 확정할 계획이다. 확정안은 내년에 선발하는 2025학년 신입생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외고와 국제고의 교육체제가 통합되더라도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외고와 국제고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상 같은 조항으로 묶여있을 뿐더러 수요자들 사이에서도 두 학교 간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외고가 외국어 능력 개발에 한정된 교육을 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외고 학생들의 비어문계열 진학을 두고 논란이 일자 한 교육전문가는 “외국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는 어학자만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외고에서 키운 외국어능력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으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경제 등 상경계열 모집단위는 물론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외국어 능력은 기본이다. 외국어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다양한 학문분야로 뻗어나갈 수 있어야 학계와 산업계를 발전시키는 일이다. 외고생의 진로를 어문계열로 한정하는 것은 편협한 발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개편안에 대해 외고 측은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와 국제적 인재 간 경계가 불분명해진 만큼 세부적인 교육내용을 융통성있게 조정할 수 있도록 일부 변화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한 사립외고 관계자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필요한 교육을 계속해서 도입해왔으나 외국어 전문교과 필수이수 단위가 너무 많아 어려움이 있었다. 개편안이 공식화된다면 구체적으로 논의해보겠지만 교과목 당 시수 조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육과정과 비교해 대대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고는 교육과정상으론 변화가 없지만 선발권이 광역단위로 축소될 수 있다. 현재 국제고는 외고와 마찬가지로 광역단위 모집을 실시하지만 국제고가 없는 지역에 한해 타 시도의 지원도 허용하는 ‘준 전국단위’ 모집이다. 지역 내 국제고가 없는 대전 광주 울산 강원 충청 경상 전라 제주 등에서는 거주지 상관없이 전국 어느 곳에나 지원할 수 있다. 국제고 교육에 대한 교육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외고의 경우 30개교가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 외고에서도 국제고와 동일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국제고는 광역단위 선발만 가능한 셈이다. 지원인원이 축소되면서 경쟁률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외고/국제고 통합 가닥.. 존폐 논란 어떻게 진행됐나> 

지난 5년간 정치적인 이념에 따라 존폐의 기로에 섰던 외고와 국제고가 사실상 통합하는 방향으로 존치될 전망이다. 교육부가 외고도 국제고처럼 국제 전문교과를 개설할 수 있고, 외국어 전문교과 필수 이수단위도 축소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고가 국제고 체제로 흡수되는 셈이다. 외고는 대체적으로 개편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간 의무로 지정된 72시간의 외국어 전문교과 이수단위가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시대적 흐름상 두 학교간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수요자들의 공감대도 형성이 돼 있는데다가, 법률상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외고/국제고 체제의 통합 방향은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고는 문재인 정부가 정권 초기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를 핵심 과제로 추진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결정적으로는 2025년 특목자사고 일괄폐지를 못 박으며 선호도가 급락하고 미달사태가 심각해졌다.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며 일괄폐지 정책이 전면 정상화되는 듯 했으나, 박순애 전 교육부장관이 ‘새 정부 교육부 업무계획’을 통해 자사고는 존치하고 외고와 국제고는 폐지하거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또 다시 논란이 일었다. 당시 교육부는 “외고를 존치하기보다는 전환/폐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외고에서 가르치는 특수 교과목을 일반고에서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교육의 다양성을 부여하기 위해 자사고는 살고, 외고는 폐지하는 것에 대해 형평성도 맞지 않고 모순이라는 반응으로 각계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전국외국어고등학교장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특수목적고인 외고를 폐지 검토하겠다는 발표를 접하고 시대착오적이고 반교육적인 정책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외고 존치 정책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을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토론이나 공청회 한번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교육부는 외고 폐지 검토 계획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고가 존치되는 분위기로 전환된 건 지난 11월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임명되면서 부터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어고를 폐지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외고폐지 논란을 일단락했다. 특히 자사고는 존치하고 외고와 국제고는 폐지하거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한다고 지난7월 박순애 전 교육부장관이 밝힌 외고폐지 입장역시 뒤집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장관은 “외고를 폐지할 이유는 없다”며 “기본적으로 학교는 다양하면 좋으니 비판을 수용하고 장점이 잘 살아나도록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준 전국단위 모집’ 국제고 지원가능 인원 축소.. 경쟁률 감소 전망>

외고와 국제고가 통합되면 현재 준 전국단위로 모집하고 있는 국제고의 선발범위는 줄어들 확률이 높다. 고교선택권 보장을 위해 8개 국제고가 없는 지역 출신자에 한해 전국단위 모집이 가능했으나, 외고에서 역시 국제고와 동일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전국단위 모집의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고가 없는 지역은 대전 광주 울산 강원 충북 충남 경남 경북 전북 전남 제주 등 11개 지역이지만, 30개 외고가 없는 지역은 광주 1개 지역 뿐이다. 사실상 국제고 역시 광역단위 모집만 가능해지는 셈이다. 

국제고의 지원 가능 인원이 축소되면서 경쟁률 역시 줄어들 수 있다. 2023학년 정원내 1172명을 모집한 8개 국제고에 지원한 인원은 2078명이었다. 경쟁률은 1.77대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동탄 2.28대1(200명/456명)에 이어 고양 2.06대1(200명/412명), 서울 1.76대1(150명/264명), 부산 1.6대1(160명/256명), 세종 1.69대1(100명/169명), 인천 1.54대1(138명/212명), 청심 1.43대1(104명/149명), 대구 1.33대1(120명/160명)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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